남자친구
문서 6개
남자친구 A
태섭대만
13학년이 된 이후로 송태섭은 조금, 심란하다.2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농구부실로 가는 태섭은 알은체를 하는 사람들에게 늘 그랬듯, 무표정한 얼굴로 보일 듯 말듯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 작년 윈터컵 이후를 기점으로 농구부의 위상은 예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 거기에는, 태섭도 한몫했음이 분명했다. 태섭은 뒷목을 매만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굴을 붉히...
2026. 1. 23.
남자친구 B
태섭대만
10 월요일. 대만은 주말 내내 연락이 없었다. 시도 때도 없이 오겠다더니 시도 때도 없이 없었다. 내일 안 온다더니, 4일 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내일이라는 뜻이 4일이라는 거였나. 내가 모르는 사이에 사전적 의미가 달라졌나.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점심 도시락을 먹는 둥 마는 둥,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챙긴 게 있었다. ...
2026. 1. 23.
남자친구 C
태섭대만
14 대학교 1학년이 된 이후로 정대만은 조금씩, 심란해지는 중이다.13“누구요?”“태섭이.” 대만은 수화기를 건네받으며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너 온 거 태섭이가 알고 있었니? 어머니의 물음에 대만은 태섭이 듣지 못하도록 수화기를 손바닥으로 막은 뒤,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왜 같이 안 놀았어? 대만은 정말로, 머쓱해졌다. 말씀은 안 드렸지만 여태 만...
2026. 1. 23.
남자친구 D
태섭대만
8“맛있어?”“네.”“많이 먹어.” 다람쥐처럼 두 볼에 음식을 가득 넣고 우물거리는 아들을 어머니는 흐뭇하게 쳐다보았다. 어머니의 자랑스럽고 잘생긴 아들은 한 번은 오른쪽, 한 번은 왼쪽을 번갈아가며 씹었다. 대학교 밥은 자주 먹으니까 물리고 질리기만 하던데, 집밥은 왜 안 질리고 맛있기만 할까. 아직 다 씹어 넘기지도 못했으면서 다음 젓가락 행선지를 정하...
2026. 1. 23.
남자친구 E
태섭대만
3“…못 간다고, 그래서?”“네.”“언제까지…?”“내가 궁금한 게 다 풀릴 때까지.”“…그게 언젠데.”“선배 하는 거에 따라서 다르겠죠, 뭐.” 대만은 마른 세수를 했다. 태섭은 얼빠진 대만을 빤히 쳐다보다 어깨를 으쓱이더니, 가로등 아래 담벼락에 기댔다. 아예 어깨에 메고 있던 더플백을 바닥에 내려놓기까지 했다. 편한 자세를 잡는가 싶더니 곧, 팔짱을 끼...
2026. 1. 23.
남자친구 F (完)
태섭대만
1 태섭은 아무 말 없는 대만의 멱살을 잡아 끌어당겼다. 대만의 입술을 쳐다보다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폭신하게 눌려지는 감촉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돋게 만들었다. 놀라서 동그랗게 뜬 눈을 쳐다보며 한 번 더 입을 맞추었다. 조금 길게. 도장을 찍듯 맞추고 떨어진 입술을 쳐다보는 건 이제, 대만이다. 대만의 눈을 쳐다보며 또, 입을 맞추었다. 조금 더, ...
2026.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