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트윗 쓰다가 타래에 이어보았습니다
송태섭은 진짜 싸가지가. 싸가지가 존나 없었다. 뭐 이런 싸가지를 가지고 있는 게 선생님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었다. 면접 이런 건 안 보나? 저 면상 어디가 선생질을 할 면상이지? 하지만 그건 내 생각일 뿐이었다. 송태섭의 프로필에서 본 이 어린이집의 근무 기간은 자그마치 2년이었다. 2년. 와. 지금 날 보고 있는 저 눈빛이라면 애들이 도망가고도 남을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속이 답답해서 안주머니에 넣어둔 담배곽을 꺼내려다가 송태섭 손에 쿠사리를 먹었다. 켁, 하고 뒷걸음질을 치는 나를 애들이 붙잡았다. 괜찮으십니까 형님!!!!!!!!!
“목소리 안 죽여? 곧 애들 낮잠 자는 시간이거든? 잠 안 자면 너네들이 재워줄 거야?”
한 소리를 해야 하는 건 난데 지가 왜 입을 털어?
“그리고 당신. 애들 있는 건물 앞에서 담배 피우려고 했지? 죽을래?”
…그러니까 왜 지가 입을 터냐고. 쓴 입맛을 다시며 노려봤더니 송태섭이 한 마디 했다. 눈 깔아.
“…내가 이걸 봐주고 있어도 되는 걸까?”
“당신이 온 거면 노친네 죽을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거겠네.”
“너 사정 다 아세요?”
“알죠. 당신이 노친네 오른팔이라는 것도 알아요. 그래서 이름이.”
“아는데 왜 나더러 찾아오라고 그런 거야?”
“이름이 뭐냐고.”
“노망 난 게 맞네. 그럼 알아서 찾아오겠구만. 얘들아, 볼일 끝났다 이제 가, 어억”
“형님!!!!”
뒤돌아서는데 송태섭이 셔츠 카라를 꽉 잡았다. 어찌나 세게 잡았는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목부분을 잡아서 움직이려고 할 수록 숨이 막혔다. 얘 손이 미친. 뭐 이렇게 짱돌 같이 단단 느낌이냐고. 이게 선생님 손이냐고, 이게!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재빨리 돌아서서 송태섭의 손목을 낚아챘다. 이 미친놈은 아주 평온한 얼굴이었다. 나는 숨이 제대로 돌지 않아서 빨개진 얼굴로 콜록거리고 있는데!
“이름. 뭐냐고. 세 번. 물었다.”
이쯤되니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이 새끼. 노친네가 모르는 곳에서 한 자리 차지하고 손가락이나 까딱거리면서 영역 확장 하고 있는 거 아니야? 선생질은 구실인 거 아니고? 아주 그냥, 눈빛으로 사람을 죽이겠다 죽이겠어. 눈썹은 또 왜 이렇게 짝짝이야? 니 눈썹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다가 더 올라가는 눈썹만 보았다. 하… 이 좆만한 게 진짜. 나보다 작은 주제에 기세가 어유 시발.
그래서 소리쳤다. 인심 써서. 아주 친절하게.
“정대만. 정대만. 정대만! 세 번 물어서 세 번 대답했다 됐냐!”
송태섭의 눈썹이 그제야 내려갔다. 그러면 뭐 하냐고. 내 눈썹이 안 내려가고 있는데.
“놔 이거. 대답했잖아.”
“…….”
“놓으라고. 좋은 말로 할 때.”
송태섭은 어깨를 으쓱였다. 지 말 안 듣는 건 열받는데 남의 말 안 듣는 건 괜찮다 이거야? 이거 진짜 싸가지가,
“정대만 씨.”
“왜!”
“번호 줘요.”
“내가 왜요?”
“계속 봐야될 사이니까.”
“아니거든?”
“그리고, 내일부터는 까만 옷 입고 오지 마.”
뭐라는 거야 진짜?
“캐쥬얼한 옷 입고 와. 차 타고 오지 말고. 새끼들 끌고 오지 마.”
“나 다시는 여기 안 온다고.”
“그냥 온 거 아니예요, 당신.”
“…뭐 어디까지 알고 있는데요?”
“당신이 모르고 있던 거라고 생각하면 돼. 알려주지 않은 이유가 있겠지.”
기가 차서 지 얼굴만 쳐다보고 있는 나를 빤히 보던 송태섭이 한 걸음 가까이 오는가 싶더니, 갑자기 바지 주머니로 손을 불쑥 집어 넣는다. 아 시발 뭐냐고 진짜! 아랫도리 채이는 줄 알았잖아! 두 손으로 아랫도리를 가리며 뒤로 내빼는 사이, 송태섭은 유유히 내 핸드폰을 빼낸 뒤였다.
“소매치기 전과는 없었는데?!”
키패드를 누르던 송태섭이 눈만 들어 나를 보더니, 픽, 하고 웃는다.
“당신이 있어서 노친네가 심심하지는 않았겠어?”
“…내가 진짜 이걸 봐주고 있어야 되는 걸까, 진짜로?”
“응. 내일 봐요. 가라.”
바지 주머니에 다시 핸드폰을 넣는 손이 거칠기 짝이 없었다. 이거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니야? 성희롱으로 신고해 진짜? 그러면서 셔츠를 잡은 손을 미련없이 놓는 게 기가 찼다. 송태섭의 손으로 정체되어 있던 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콜록거리며 기침을 하자마자 송태섭이 픽 웃었다. 저 눈썹. 저 눈동자. 저, 저, 저 건방진 저 입매 저거! 내일 보기는 뭘 내일 봐! 안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물며 차로 걸어가면서, 보스가 있는 병원으로 가자는 한 마디만 하고 일절 말을 꺼내지 않았다. 왜이렇게 화가 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좆만한 거에 한 마디도 못 해서? 어린이집 선생이나 하고 있는 주제에 기가 세서? 내가 노려봐도 눈을 안 피해서? 아니면,
“칠성아.”
“예.”
“송태섭 신상 다시 털어.”
“예? 저번에 드린 게 정말 탈탈 턴겁니다요 형님.”
“아니야. 걔 뭐 더 있어. 확실해.”
“…보스 아드님이셔서 그런 거 아닐까요?”
“…….”
“탈탈 털어오겠슴돠!!!”
병원으로 가는 내내 송태섭이 보스가 되는 것을 생각하면서 다리를 떨었다. 그 꼬라지는 정말. 죽어도 보기가 싫다. 저 놈이 보스가 된다면.
…….
마지막 선의고 뭐시고 간에 조직을 떠나야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내가 여기에서 피 보고 까지고 부러진 게 얼만데 싶은 생각이 들어서 억울해졌다. 내가 이걸, 송태섭을 위해서 해온 게 아니다, 이거야.
보스가 있는 병원이 가까워졌다. 송태섭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셔츠 카라를 정리하면서 또 그 싸가지가 생각나서 인상을 구기고 있을 때쯤, 지이이잉- 하고 핸드폰이 진동을 했다. 모르는 번호였다. 저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기분이 안 좋네. 매우. 몹시.
[더 털어봤자 안 나올 거니까 괜히 인력 쓰지 말고. 궁금한 거 있으면 나한테 직접 물어요 알겠어? 정실장]
딱 봐도 송태섭이었다. 기가 차서 문자를 여러 번 보게 되었다. 나중에는 어이가 없어서 웃음을 뱉는 나에게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다. 형님 표정이 기가 막히십니다. 칠성이 내 입에서 담배를 빼내며 말했다. 지하 주차장으로 가겠슴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차가 한 번 휘청하고, 주차장 안으로 빨려들어가듯이 들어갔다. 그리고 송태섭을 생각했다.
송태섭. 이 싸가지 없는 새끼. 어디 감히 굴려 들어 오려는 돌이 박힌 돌을 건드리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