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

포스트 9개

미워 01

태섭대만

- 농구 안함- 22x261. 송태섭은 정대만의 집에서 애기로 불린다. 대만은 모친이 태섭을 애기라고 칭할 때마다 어깨를 떨었다. 알고 지낸 시간이 있어서 그러려니 하려고 했지만 커갈 수록 귀여움은 저 멀리 던져버린 채로 성장하는 태섭의 얼굴을 볼 때마다, 저 얼굴을 보고도 애기 소리를 할 수 있는 거냐고 묻기 일쑤였다. 대만이 그럴 때마다 모친은 아들을 ...

2026. 1. 10.

미워 02

태섭대만

5. 어. 준비 다 끝났냐? 어어, 우리 집은 어머니가… 잠깐만. -네. 천천히 하셔도 돼요 아직 안 늦, 아 진짜, 두 분 뭐하시는 거예요! 태섭이네 준비 다 끝났다는데! 거실에서 태섭과 통화를 하다 안방 사정을 알게 된 대만은 통화를 하고 있다는 것도 잊고 소리를 꽥꽥 질렀다. 한 손으로 이마를 붙잡은 대만은 정말 질린다는 표정으로 부친과 모친을 쳐다보...

2026. 1. 10.

미워 03

태섭대만

8.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주임님. 대만은 의자에 가방을 올려두고 목도리를 풀었다. 찬 기운이 묻어있는 목도리와 패딩을 의자에 대충 걸고 가방을 안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늘 하듯이 테이블 세팅을 했다. 다른 직원들이 하는 거에 비하면 거의 대충이었지만 대만에게는 그들과 똑같은 의식이었다. 어제와 똑같은 순서로 컴퓨터를 켜고, 수첩을 펼치고...

2026. 1. 10.

미워 04

태섭대만

13. 태섭이 온다. 눈이 마주 치자마자 꾸벅 인사를 한다. 그런 태섭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두 개의 파로 나뉘었다. 반가워 죽겠다는 사람(A, C, E aka 꺄르르)파, 덜 반가운 사람(B, 대만, 팀장)파. 각 파의 수장 A와 대만의 얼굴도 선명히 갈렸다. 그러나 태섭은 덜 반가운 사람파에 가깝게 섰다. 처음부터 인사도 대만에게 했다는 것처럼 오자마자 ...

2026. 1. 10.

미워 05

태섭대만

16. 아야. 아, 아프다고. …꿈인가. 왜 17살의 송태섭이 있지. 연고를 바르는 송태섭의 손이 움찔거린다. 너는 무슨 주먹이 짱돌처럼 세냐. …현실이었던 과거도 꿈인가. 이 날은 그 날이다. 경찰서에 있는 송태섭을 찾아갔던 날. 송태섭이 나한테 주먹질을 한 날. 송태섭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너 근데 이럴 거면 패기는 왜 팼냐? 병주고 약주냐? 역시...

2026. 1. 10.

미워 06

태섭대만

18.[월요일 힘내요] 여느 때와 똑같은 알람소리를 듣고 눈을 뜬 대만은 태섭의 메시지 때문에 일어난 게 꿈인 줄 알았다. 그랬다가 꿈이 아닌 걸 알고서는 잠이 덜 깬 줄 알았고, 잠이 다 깬 걸 알고서는 다른 사람한테서 온 건 줄 알았다. 그런 사람이 당연히 없는데도 그랬다. 메시지를 보는 내내 답장은 할 생각도 못하고 눈만 깜빡였다. 태섭이 메시지를 보...

2026. 1. 10.

미워 07

태섭대만

21. 알람 소리를 들은 대만은 끙 소리를 내며 일어났다. 늘 하던 대로 마른세수를 했다. 퍼석퍼석한 볼을 문지르며 고개를 젖혔다가 억소리를 뱉었다. 목과 어깨가 유난히 뻐근했다. 침대에서 나와 스트레칭을 했다. 앓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미친 거 아니냐는 소리는 덤이었다. 팔을 쭉 뻗으며 이렇게 된 원인을 생각했다. 합리적인 의심이 되는 상황이 있었다....

2026. 1. 10.

미워 08

태섭대만

26. 소중하다. 매우 귀중하다. 귀중하다. 귀하고 중요하다. 귀하다. 신분, 지위 따위가 높다. 존중할 만하다. 아주 보배롭고 소중하다. 보배롭다. 귀하고 소중한 가치가 있다. 소중하다……… ……. 핸드폰에도 영혼이 있다면, 너 때문에 내 수명이 줄어드는 거 안 보이냐며(=배터리 소진) 피곤해 죽겠으니(=계속 빛을 내고 있으니) 그만 좀 하라고 했을 거다...

2026. 1. 10.

미워 8.5

태섭대만

29. 그런 게 있는지 없는지 몰랐던 것이, 진짜 있었다. 대만은 어색하게 머리를 매만지며 제 앞에서 위풍당당하게 걸어가는 꺄르르 군단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예상이 빗나가지가 않지. 태섭에게 바쁘다고 한 건, 놀리려는 것도 있었지만 저들이 어색하게 행동했기 때문이었다. 눈치를 보는 시간이 많아진다거나, 광어가 먹고 싶다느니, 생선...

2026. 1. 10.